조창호 유일바이오텍 대표이사, 미생물 ‘유글레나’ 혁신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이오산업의 미래 열다

사진=조창호 ㈜유일바이오텍 대표이사

무한한 가능성 지닌 미생물 ‘유글레나’
혁신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이오산업의 미래 열다

조창호 ㈜유일바이오텍 대표이사

바이오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다.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과 기후 변화 대응 기술을 통해 환경 보호와 자원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 연구 개발된 미생물은 1% 내외지만, 4차 산업혁명에 따라 AI가 미생물들을 분리·분석하고 효능을 밝혀내는 등 신규 미생물 연구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바이오 신소재 확보에도 가속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일바이오텍은 바이오산업에서 핵심 원재료인 미생물 중에서도 ‘유글레나’에 주목했다. 유글레나는 대표적인 면역활성소재 ‘파라밀론’을 비롯해 무려 59가지의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어 효과적인 식의약품 소재로 평가받는다. 또한 기존 화석 연료를 대체할 바이오항공유 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조창호 대표는 남다른 열정과 끈기로 무려 8년간의 연구 끝에 유글레나를 상용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멸균·배양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 자동화까지 성공했다. 이로써 기존에 높은 생산설비비와 생산면적의 허들을 낮췄다. 고품질 미생물 원료의 생산을 통해 미래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선도해 나갈 유일바이오텍의 조창호 대표를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박진아 기자

유글레나 기반 식의약품·ESG 사업 운영

유일바이오텍은 ‘유글레나’ 전문기업이다. 혁신적인 멸균·배양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글레나 기반 식의약품 사업과 ESG 사업을 운영 중이다. 대중들에게는 미생물 ‘유글레나’라는 이름부터 낯설 터, 상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우선 유글레나는 59가지의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한 미세조류다.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동시에 세포벽이 없어 소화가 매우 잘되어 효과적인 식의약품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미생물들이 30~40가지의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반면 유글레나는 그 수가 두 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가장 대표적인 영양소가 면역 활성 소재 ‘파라밀론(paramylon)’인데, 항암 증진, 항산화, 간 손상 보호, 피로·스트레스 개선 등에 효능이 있다.

일본에서는 인기 바이오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으며, 유글레나 전문 스타트업 ‘유글레나社’의 시총이 1조원을 넘기는 등 쾌거를 보인 신소재다. 유일바이오텍은 미생물이 보유한 다양한 영양소들의 체내 비중을 조절하고, ‘초임계(Supercritical Fluid)’ 방식을 활용, 필요 성분을 추출하여 추출물과 잔여 바이오매스 모두 활용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폐배양액을 활용하는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어 NO-WASTE 고부가 가치 사업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여 식의약품, 바이오항공유에 이어 화장품 원료 등을 개발 중이다.

또한 유글레나는 우수한 바이오항공유 원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건중량 내 20~40%의 높은 지질 생산성과 바이오항공유 적합도 90% 이상의 지질로 구성되어 있어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소재로 주목받는 원료다. 임업 대비 16배 이상의 탄소 고정 효과를 지니고 있는 친환경 정유 기술이기에, 정유업계·항공업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는 이유다. 최근 유일바이오텍은 S-OIL과 ‘유글레나 기반 바이오항공유 연구개발 및 공동프로젝트 협력’을 목표로 MOU를 체결했다. 유글레나를 공정 원료로 활용하는 친환경 항공유(SAF)를 생산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게 될 에어인천과도 협업 중이다.

사진=2023 드링크 재팬 참가

포기 하지 않고 매달린 연구의 결실, ‘SN-TECH’

조 대표는 학부 때 우연히 미생물 관련 수업을 들으며, 미생물 산업의 무한한 잠재성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먹이사슬 최하위단에 위치한 ‘미생물’의 기능적 효능이 사슬을 통해 최상위단인 인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또한 현재 알려져 있는 미생물은 1% 정도로 앞으로 무궁무진한 확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발전되면서 99%의 미생물들이 더 밝혀질 것입니다. 미생물 산업이 곧 인류의 건강과 직결되는 산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미생물 분야를 실질적으로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생산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지도 교수와 새로운 방식 연구에 몰두했다. 고온·고압을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화학적 멸균 방법을 사용하되, 식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안전한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 것이다.

무려 4년간 수천수백 번의 실험 끝에 기존의 방식들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융합한 기술인 ‘SN-TECH’를 개발해 특허 출원에 성공했다. 이는 배지나 배양기를 통해 동시에 멸균할 수 있는 화학적 멸균법이다. 실내에서 멸균 후 자연 분해 등을 통해 미생물 성장을 효과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다. 이로써 초기 설비비와 설비 면적을 90% 이상 절감할 수 있으며 미생물 생산 효율이 크게 향상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미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일본에서도 등록이 완료되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등록 결정이 나 있는 상태이고, 유럽과 싱가포르에서는 출원 중이다. 기술 가치 평가 결과 약 52억 7,900만 원의 평가액을 받았을 정도로 원천 기술로서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미생물 멸균 배양 기술의 경우 결과가 1~2일 내에 나오다 보니 빠르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그만큼 실패의 아픔을 느끼는 빈도수도 높았습니다. 천 번 이상의 실패를 겪어야 했죠. 기술개발을 시작한 지 1년 정도가 지났을 때, 교수님께서 중도 포기를 권하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포기하지 않는 한 해결 안 되는 일은 없다’, ‘누군가는 포기할 때 그 문제를 해결한다면 그건 나의 경쟁력이 된다’라는 연구신념을 바탕으로 중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사업안정성과 확장성 확보

이후에도 연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개발된 기술을 연구실 스케일이었던 만큼 상업화가 가능한 스케일로 확장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원료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고 따라서 ‘자동화’가 필수라는 생각으로 이후 2년간은 자동화 시스템 설계와 운영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멸균 배양 공정, 균주 기술, 생산 시스템의 특허 기술 확보는 물론 생산 용기도 자체 제작하여 사업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사실 이 기술을 처음 개발할 때는 정말 많은 에어라인과 선들, 그리고 복잡한 요소들이 있었죠. 그런데 이 기술을 상용화해서 실제로 사용하려면 최대한 심플해야 하고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기술 개발을 진행한 결과, 이제는 오늘 입사한 사람도 프로토콜만 배우면 내일 바로 적용해서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현재 저희는 멸균 기술부터 균주 기술, 그리고 생산 기술까지 모두 특허로 확보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서, 배양기들도 다 직접 보유하고 있어서 지속 가능한 확장성까지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들로 인해 유일바이오텍은 ‘혁신기업’, ‘벤처기업’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추후 ‘미생물 배양 딥러닝 AI(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 미생물 및 미생물 기반 유용성분 생산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술 범위를 유글레나에 한정 짓지 않고 모든 미생물을 아우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모기업 ‘소시어스’ 등 주변 도움으로 성장 이뤄

다년간 유글레나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데에는 PEF 운용사 소시어스(대표 이병국)의 도움이 컸다. 초기에는 유일바이오텍의 전신인 바이오 기업 ‘엔셀바이오’를 설립해 특허들을 확보해 나가고 있었는데, 모기업인 ‘소시어스’가 투자와 지지에 나서 준 것. 당시 소시어스의 자회사였던 냉동 떡 제조 기업 떡안애와 엔셀 합병이 전환점이 됐다. 당장 이익을 내기 힘든 바이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매출 100억 원대의 기업과 합병을 진행해 준 것. 이후에는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최윤이 교수팀과 과학기술부 주관 ‘산학연협력 기술창업법인 육성사업’에 지원하며 유일바이오텍을 설립할 수 있었다.

“사실 이 모든 기술개발의 성공의 뿌리에는 ’소시어스’가 있습니다. 학부 재학 시절, 소시어스의 대표님과 전무님이 저희 기술에 관한 소문을 듣고, 이 기술이 정말로 혁신적일 것이라 판단하여 학교를 방문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희는 집에서 사용하는 1.5L 생수병을 활용해 미생물 배양기로 변형하여 멸균 배양을 진행했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죠. 이후 기술 개발이 완료되고 법인을 설립한 후, 소시어스는 투자자로서 저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셨고, 그 덕분에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었습니다.”

인류와 지구의 건강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미생물 선도 기업 꿈꾸다

조 대표는 회사의 경영 신념과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밝혔다. 그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인정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들이 더 잘하는 부분은 융합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물론 남이 잘하는 것을 활용하고 적용하려면 관련 지식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만큼 항상 공부하는 자세도 강조했다.

“‘내가 잘하는 것’과 ‘남이 잘하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융합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유글레나’ 분야에 있어 국내 최고의 연구진을 서칭하였고, 고려대학교의 최윤이 교수님과 공동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체 연구개발과 더불어 각 분야별 전문기업 혹은 기관들과 협업을 진행 중입니다. 동물 실험 분석은 전문 분석 기관에 의뢰하고, 바이오항공유의 경우 항공사 및 정유사와 협업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진=유일바이오텍-에쓰오일, 유글레나 기반 바이오항공유 공동 연구개발 업무협약

이러한 신념 아래, 직원들과는 수평적인 관계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밤낮없이 주말에도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를 위해 법인 설립 초기부터 캠핑장을 빌려 야유회를 가는 등 직원들과 편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내부에서 환호하는 회사가 외부에서도 인정받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 대표는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라는 게 신념이라고도 전했다. 인생에서 찾아오는 많은 기회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은 준비된 1%에 불과하다는 것. ‘미생물 산업’의 중심축이 되기 위해 조 대표는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열심히 달려왔고, 그 결과 주어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존 우수한 식의약품 원료들이 많지만, 바이오 신소재인 ‘유글레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길 바라며 더 나아가 새로 개발되는 바이오 신소재 개발에서도 저희 유일바이오텍이 중심에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미 조 대표는 미래 바이오 신소재 사업을 선도할 준비를 끝마치고,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일바이오텍의 생산 기술은 유글레나 외에도 다른 미생물에도 적용이 가능한 만큼, 앞으로 조 대표의 목표는 글로벌 미생물 선도 기업을 향해 있었다. 포기를 모르는 조 대표의 신념과 열정이 더해져 ‘인류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유일바이오텍에 응원을 보낸다. 사진제공_㈜유일바이오텍

profile

現㈜유일바이오텍 대표이사
前㈜엔셀 연구실장 / 유글레나 사업 총괄
前㈜엔셀바이오 공동창업 / 이사 역임
前 경상대학교 학부, 석사 연구원

기업연혁

2022.03 산학연협력 기술창업법인 육성사업 선정(최대 22.8억원 지원)
2022.09 ㈜유일바이오텍 설립
2023.01 ㈜유일바이오텍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2023.03 시드머니 투자유치
2023.05 성수동 ASCF 공장 설립
2023.07 벤처기업 인정(벤처투자유형)
2023.07 ㈜유일바이오텍 - 에어인천(주) MOU 체결
2024.06 ㈜유일바이오텍 - 에쓰오일(주) - 고려대학교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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