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타투메디에스 박재웅 원장 “흔적 없는 문신제거로 사람들의 새 길을 터주다”

새로운 시도, 끊임없는 고민, 환자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의료인
“흔적 없는 문신제거로 사람들의 새 길을 터주다”

박재웅 클린타투메디에스 대표원장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 초빙교수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문신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젊은이들의 사고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일까? 전에는 문신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사람들이 하기를 꺼렸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타투를 패션의 일부나 힘의 상징으로 여기고 팔, 다리, 목 뒤, 발등 등에 한 이들을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타투의 부작용은 ‘언젠가 후회가 생기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흔히 신중한 고민 없이 ‘친구를 따라가서’ 했거나, 연예인을 보고 ‘예뻐 보여서’ 시술을 받았을 때 문제는 더욱 빠르게 나타난다. 아무리 사회가 변했다고 하더라도 특정 직업군이 아니면 타투를 한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의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이에 본지는 타투의 메카인 홍대 앞에서 문신을 지우러 오는 사람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박재웅 원장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봤다.

취재_이선진 기자, 최유리 기자 / 글_최유리 기자

● ‘문신제거’라는 새 분야를 개척하다

2002년 피부과로 처음 개원을 한 박재웅 원장은 2008년 문신 제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 원장은 의료계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 분야를 어떻게 발견하게 됐을까? 그는 문신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에 대해서 “장인어른이 문신하셨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 후, 병원에 레이저도 있으니 문신을 지워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그게 별거 아닌데 잘 안 지워지더라. 피부과 의사인 내가 몇 회 시술했지만 지우지 못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과를 5~6년 했을 무렵, 가족들이랑 수영장에 갔는데 사람들이 그때, 온통 문신을 한 것을 봤다. 당시, 미용 관련된 병원이 많이 생겨나 특이하지도 않았고 그걸 보는데, 순간 타투와 관련된 일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문신 분야에 관심이 생긴 그는 인터넷을 찾아보니 문신을 없애는 병원이 없다는 사실에 신선함을 느꼈다.

이렇게 시작된 ‘클린타투메디에스’는 현재 문신 제거 병원으로 독보적 위치에 있지만, 초기에는 하루에 2명의 환자만이 그를 찾아왔다고 한다. 이에 박 원장은 직원 월급이나 월세 등 고정유지비를 위해 초기에는 피부과도 함께 진료해 왔지만, 현재는 90%가 문신 관련된 환자라고 한다. 지금의 모습으로 구축되기까지 병원에는 여러 사연이 있었는데 한국 청소년쉼터 협의회에서 온 요청을 받아들이면서부터 자연스레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조직폭력배 밑에 들어가거나 가정불화 등의 이유로 문신한 아이들의 타투 제거를 부탁했다. 아이들이 다시 평범하게 살고 싶어도 손등이나 팔뚝처럼 눈에 띄는 곳에 한 흔적으로 아르바이트 및 사회생활이 어려워지기 때문.

“당시, 환자들이 많지가 않았다. 또 문신 제거는 레이저 장비가 비쌀 뿐 지우는 것은 내 인건비가 들어가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좋은 마음으로 원하는 아이들을 병원으로 불러서 치료했다”고 말하는 박 원장의 얼굴에서 뿌듯함과 다정함을 볼 수 있었다. 깨끗하게 문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약 10회 정도 치료를 하는데 1년에 20명씩, 4~5년을 하다 보니 본인의 실력도 늘고 아이들과 라포가 생겨 이후 취업소식을 전하기 위해 직접 그를 찾아오기도 했다고. 이렇게 아이들을 꾸준히 치료하자 언론에서 취재도 오고 이를 계기로 청와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박 원장은 “별것 아닌데 아이들에게 베풀었더니 내가 배우고 얻은 것이 훨씬 크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 묵은 응어리를 풀어주는 의사

이렇게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저마다 이유와 사연이 있다. 유쾌한 사연으로는 등에 짝짝이 날개를 문신한 환자,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며 서로의 이름을 새겼지만 헤어지고 나서 찾아온 사람들, 공무원, 경찰, 군인 등의 직업군을 준비하면서 문신이 결격사유가 되어 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여성들도 많이 오는데 결혼 전에 호기심으로 허리나 등에 했다가 시댁식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우려해 지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한,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 부모의 문신을 보고 “엄마, 아빠 이거 뭐야?”라는 질문 때문에도 찾아온다고.

아울러, 클린타투메디에스는 레터링이나 그림을 새긴 문신뿐 아니라 잘못된 반영구 화장 문신(눈썹, 아이라인, 입술) 케이스도 다루고 있다. 대개 반영구는 몇 년이 지나면 산화되어 없어진다고 하는데 실제로 잉크는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처음에는 검거나 갈색을 띈 눈썹이 점차 파랗거나 빨갛게 변하게 된다. 책에서는 이런 케이스의 경우 어떤 기계를 사용하라고 나와 있을 뿐 구체화 된 것이 없어서 나머지는 여러 상황을 겪어본 의사의 몫이 된다. 대개 문신이나 반영구는 검은색이 많으므로 빨간 눈썹을 본 적이 없는 의사들은 원리를 모른 채 레이저를 다루는 강도만 세게 한다고 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화상 자국만 남게 된다. 이런 이유로 다른 병원을 갔다가 박 원장에게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또한, 반영구 중에서 아이라인은 일반병원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레이저가 검은색에 반응하기에 만약 동공에 맞게 되면 실명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 두 가지 이야기만 들어도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를 믿고 치료를 받았는데 부작용만 생기면 얼마나 큰 상처를 받겠는가? 어느 누구보다 환자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임상에 강한 그는 그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화상 자국 없이 문신을 깔끔하게 지운다.

근래에는 야간 진료가 있는 날이면 10시간 넘게 환자를 본다. 또한 치료가 팔을 이용하기 때문에 모든 일과를 끝내면 팔을 들 수 없을 만큼 힘들 때도 있지만 그는 환자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만족해한다. 박 원장은 “문신을 지우려면 돈이 많이 든다. 그렇게 비싼 돈 주고 지우려고 하는 데는 이유가 다 있기에 깨끗하게 지워주면 환자들이 정말 좋아한다. 직업을 통해 나는 큰 보람을 느낀다”며 “문신을 지우다 보니까 사람 냄새가 나는 일이 많다. 어떤 분은 목욕한 기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에 미용만 할 때는 내가 의사란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 일은 누군가를 치유하는 일이다. 그러니 이제 의사 같다”고 말했다.

●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힘쓰다

문신을 지우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일반인들은 ‘시중에 나온 레이저로 10회 정도만 하면 지워지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2015년 기준 30,000 케이스 이상의 치료 자료가 있는 클린타투메디에스의 지난 일들을 설명할 때 지어지는 박 원장의 표정은 그가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이 일을 하는지 짐작하게 했다. 현재는 전국 방방곳곳을 포함해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들이 박 원장을 찾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깨끗하게 지우는 것’.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충만히 배어나왔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직접 공부하고 스스로 기술을 터득한 박 원장은 현재 환자들의 신뢰를 한껏 받으며 진료를 하고 있다. 인터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도 이 대목이었다. 레이저로 치료할 때는 순간 온도가 몇백 도까지 오르기 때문에, 잘 못 하면 화상 자국이 남을 수밖에 없다. 문신 제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도 이 ‘화상’이다. 박 원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원하게 하면 좀 더 흔적이 덜 남지 않을까 해서 냉매 레이저를 도입했다. 그러나 섬세하고 빠른 치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레 생기는 물집은 그를 계속 고민하게 했다. “성격상 깔끔하게 지워지지 않을 때 저 스스로가 견디지 못 한다”고 말한 그는 최대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하루는 간호사들과 물집이나 화상 문제를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해도 환자들이 술을 먹는 등 부주의한 탓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보게 됐다. 그 이후에는 항생제를 꼭 챙겨 먹으라고 권유하고 케이스 별로 사진을 보여주면서 복용했을 때와 안 했을 때를 직접 환자가 눈으로 보게끔 했다. 또 시중에 나온 재생 연고도 어느 것이 좋을지 써보고 구해주는 등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세심하게 환자에게 다가가는 박 원장은 최근에 근본적으로 화상 방지에 접근하고자 새로운 기계를 들여놨다. “지금까지 사용한 기계도 좋은 것이었지만 이 부분에서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한 그는 더 많은 환자에게 깨끗한 피부, 새 삶을 선사해주고 싶다.

특히, 이번에 들어온 기계는 아시아에는 아직 없는 기계이다. 이처럼 클린타투메디에스에는 신식의 기계가 많다. 그 이유에 대해 박 원장은 언제나 새로운 기계에 대한 호기심을 꼽았다. 물론, 그 역시 한 대당 몇억에 호가하는 장비를 살 때 별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환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싶다는 마음과 나날이 발전하는 기계에 대한 궁금증 하나로 과감하게 투자해 온 것.

● 문신제거, 세계로 뻗어가다

현재 홍대에 터를 잡고 환자를 만나고 있는 박 원장은 중국 시장에도 관심이 있다. 병원에는 중국 환자들도 오고 있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쪽에는 아직 문신 제거를 하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문신을 한 사람이 총인구의 1%라고 하면 중국은 20%정도 된다. 머릿수가 우리의 20배 정도 되니까 시장은 이보다 몇백 배는 더 큰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도 필요한 문신 제거술을 위해서 그는 꾸준히 중국을 방문하고 있고 정말 필요한 시점에 들어가기 위해서 때를 고려하고 있다.

한류라는 것은 문화나 상품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의술의 전파도 이뤄질 수 있다. 미용이나 성형도 한국에서 중국으로 많이 넘어간 상태다. 이처럼 박재웅 원장이 자신만의 기술과 실력으로 터득해 온 ‘문신제거’에 대한 의료지식과 기술이 한국뿐 아니라 어느 곳이든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새 길을 터주기를 꿈꾸고 있다.

또한 박 원장은 여러 강연의 자리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타투와 미용계에 관심이 있는 의사들에게 직접 강의를 하며 ‘문신 제거의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 그는 학회 심포지움을 포함해 중국 상해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의사’로 초대되어 강연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문신에 대한 당부를 전하다

아울러, 그는 지면을 빌어, 문신을 하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쉽게 지울 수 있는 곳에 하라고 강조했다. 요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문신이 미적 감각을 채우는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서 흑색 문신 뿐 아니라 칼라 문신도 많이 한다고 한다. 인종별로 따지면 칼라 문신을 했을 경우, 백인은 피부가 하얘서 비교적 쉽게 지울 수 있지만, 황인종과 흑인은 지울 때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고 한다.

그러나 문신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 중에는 위와 같은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그는 이 점을 꼭 당부하고 싶다. 문신이 정말 하고 싶으면 얼굴이나 목에서 거리가 먼 곳, 작은 것, 심하게 보이지 않는 곳, 색깔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선택하라고. 문신은 기본적으로는 5~15회에 지울 수 있지만, 잉크가 적게 들어가고, 흑백이며, 위치가 얼굴에서 멀어질수록 빨리 지울 수 있으므로 이를 꼭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미성년자의 문신 문제에 대해서도 설파했다. 그는 “미성년자들에게 문신을 해주면 구속이 된다. 그런데도 주변에서 많이 해준다. 아이들이 덩치가 크다 보니까 타투이스트들이 나이를 고려하지 않고 해준다. 또 인터넷에서는 본인이 연습하려고 무료로 아이들의 등에 해준다고 글이 뜨기도 한다”며 “미성년자의 문신 문제가 심각한데 부모나 주변에서 신경을 쓰고 이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해주면 아이들이 나중에 훨씬 수월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위클리피플>은 박재웅 원장이 들려준 이야기처럼, 그의 의술이 사회적 편견과 사람들의 시선에서 환자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진정한 치유가 되기를 바라본다.

● profile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 초빙교수
대한미용레이저연구회 부회장
대한두피모발학회 정보이사
대한사각턱연구회 학술이사
네트워크 메디에스클리닉 대표원장
클린타투메디에스 대표원장
오픈닥터스 의사교육프로그램 초대 지도교수
앨러간 필러 및 보톡스 교육담당 의사
Harvard & BWH Fellowship 수료
미용부문 100여 차례 이상 학회 및 세미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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